일상 좋은 글2026년 6월 9일· 조회 20
<< 입찰표를 쥔 손 >>
부놈
처음 입찰표에 숫자를 적던 순간, 펜을 쥔 손이 떨렸던 걸 기억하시지요.
그때는 그 떨림이 부끄러웠습니다.
하지만 지금 보면, 그건 두려움이 아니라 간절함의 증거였습니다.
낯선 얼굴들, 몇 번이고 고쳐 적은 금액, 호명을 기다리던 긴 몇 분.
그 모든 순간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신호였습니다.
경매는 한 번의 낙찰로 완성되지 않습니다.
떨어져도, 그 자리에 서 있었다는 것만으로 이미 어제의 나를 넘어선 것입니다.
그러니 오늘은 스스로에게 말해주세요.
"나는 도망치지 않았다."
처음 핀 꽃이 가장 여리듯, 처음의 떨림은 가장 정직합니다.
완벽한 준비를 기다리지 마세요.
떨리는 손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시작할 수 있습니다.
오늘의 그 떨림이, 당신이 살아 있다는 증거입니다.